2009년 08월 03일
곰국도 먹고 싶고 마산도 가고 싶고




느닷없이 좀 땡기는 음식이 있다면 곰국인데, 이런 슬로우 푸드를 혼자 살면서 해먹기는 번거롭기도 하고 영 궁상맞은 짓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종일 곰국 우러나는 거 감상하면서 일밤의 제시카 고메즈 슴가 보는 주말도 좋지만 곰국 끓일만한 냄비도 없고 결국 엄마에게 곰국 먹고 싶다면서 구원을 쳤다. 돌아오는 대답은 마트가면 봉지 곰국 있으니까 사먹으렴. 니 돈으로...... 결국 진지하게 고민하다, 그냥 부산 전역에 널린 부산 특산품! 부산의 상징! 부산 체험을 위한 알짜배기 코스!!라는 돼지 국밥으로 저녁을 떼우고 이를 쑤셨다.

오늘 간 쌍둥이 국밥집은 몰라도 동네 국밥집은 대개 더럽다. 선짓국 먹다가 주방의 배수관 주변을 깔짝이는 쥐대가리를 볼 때면 그간 먹은 선지의 정체가 뭔가 싶고, 유독 뽀얀 국물과 얼큰 달달한 감칠맛까지 더해질 땐, 소싯적 너무 좋아해서 숟갈로 퍼먹다가 폭풍설사를 했던 프리마의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으니, 내게 국밥은 좀 지저분하면서 훈훈한 이미지. 쌍둥이 국밥집 보고 하는 말은 아니고... 거긴 좀 청결할까? 잘 모르겠다.




전국에서 좀 유명한 데긴 한데, 정작 국밥은 쏘쏘, 수백이 나음.



부산 국밥집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진한 국물에 돼지 누린내 까지 심하게 나는 집이라면 주방 감상은 상상에 맡기는 게 좋다. 그렇다고 주방 개방형에 깔끔한 집 들어가면 국물이 영 심심하니 이건 부산의 명물 돼지 국밥 역사의 딜레마일지도 모르겠다. 여튼 난 곰탕을 먹고 싶은데, 곰탕집은 없고 또 그 곰탕집은 부산에선 유독 찾기 힘들다. 반면 국밥집은 GS보다 많다. 나로선 주류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한족의 폭압속에 필연적으로 희생되고 마는 중국 소수민족의 아픔이 뼈에 사무치는 공감으로 다가온다. 난 씨발 돼지국밥 먹기 싫은데, 롤코의 성지에선 곰탕은 안중에 없다 오로지 돼지 돼지!(특정 집단을 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절대 없습니다)

대부분의 지방권이 그렇지만 부산이란 도시는 순도 높은 소중화 성향이 두드러지는데, 껌팔이 야구단에 대한 열정과 지역 소주 C1, 그리고 돼지국밥이 대표적인 듯. 사실 이 세 가지를 논하지 않고서는 부산을 말할 수가 없다. 그게 또 부산스러움이고 부산스러움에 녹아드는 것도 꽤 즐거운 일이긴 하지만 돼지 국밥의 기세에 밀려 곰탕집이 자취를 감춘 건 오늘 이런 글을 싸게 된 이유. 그냥 곰탕 못 먹은 거에 대한 한 풀이일 뿐 부산에 대한 비하는 아님. 부산 좋아함. 본적은 마산인데 깨놓고 보면 저 부산사람이랑 별 다를 거 없는 인간미 넘치는 지역성의 소유자입니다. 야구로 뭉치면 4p로 서로 족발 뜯어 주면서 참이슬 C1 한 궤짝씩 비울 낭인들임.





2년 전에 노가다 뛰고는 마산 간 지도 좀 됐는데, 이 사진 보니 오랜만에 향수에 젖는다. 초면에 소주를 권하는 캐훈훈함.





마산구장의 상징 물마시는 분홍모자녀 아아 마산, 내 마음에 고향 ㅠㅠ
지금 소원이 있다면 마산 가서 곰탕 원 없이 먹어보는 것. 마산 구장 전설은 여전히 유효한지 확인도 해보고 싶다.







 

by Dozma | 2009/08/03 00:40 | 일상잡담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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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鷄르베로스 at 2009/08/03 00:48
부산에 대략 2년정도 근무했는데 - 북구 모라동 - 당시 구포역 주변에 돼지국밥집이 유명하다 했지만 한번도 먹어본 적은 없습니다;;
지금은 그나마 좀 낫지만 비위가 약해서 저런 계통의 음식을 잘못먹는 편입니다만
구포역 바로 앞에 金龍이란 중국집의 물만두가 맛있다고 소문나서 그건 몇 번 먹어봤습니다만.

Commented by Dozma at 2009/08/03 13:43
부산와서 국밥 안 먹기 쉬운 거 아닌데, 대단하십니다.
Commented by Loooou at 2009/08/03 11:17
카메라맨에게 권한 저거 소주가 아니라 로얄살룻이었스빈다....
Commented by Dozma at 2009/08/03 13:44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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